[사진1] AI Summit Seoul & Expo 포스터
AI Summit Seoul & Expo 2026이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2018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9회째를 맞은 AI Summit Seoul & EXPO는 AI 기술과 산업의 융합을 다루는 글로벌 AI 비즈니스 행사다. 올해 행사는 DMK Global과 COEX,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컨퍼런스는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19일부터 20일까지, 전시는 B홀에서 21일까지 진행되었다.
본 기사에서는 물류산업의 AX 추진에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두 세미나를 살펴본다. 한국무역협회 진형석 부장은 ‘AI 시대의 오픈이노베이션 트렌드 및 시사점’을 통해 기업이 외부의 AI 기술과 역량을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이어 고려대학교 디지털혁신연구센터 이영환 센터장은 ‘중소기업 AX, 도입에서 성과와 확산으로’를 주제로 현장의 문제를 발굴하고 작은 실증을 조직의 성과로 확산하는 전략을 소개하였다. 두 발표는 각각 외부 기술과의 연결, 현장 문제의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물류기업이 AX를 추진할 때 필요한 방향을 보여주었다.
● AI 시대의 오픈이노베이션 트렌드 및 시사점
[사진2] 발표를 진행 중인 한국무역협회 진형석 부장
● AI가 바꾸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첫 번째 강의는 한국무역협회 진형석 부장이 ‘AI 시대의 오픈이노베이션 트렌드 및 시사점’을 주제로 진행하였다. 발표는 전략의 AX, 프로세스의 AX, 산업별 AX,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한 제언 등 네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었다.
진형석 부장은 AI 기술과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모두 내부에서 개발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하였다. 외부 기술이 내부 개발보다 빠르고 경제적이거나, 기업 내부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역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스타트업 및 전문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단순히 외부 기술을 도입하는 활동이 아니다. 기업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파트너와 기술·데이터·시장 역량을 결합하는 과정이다. 특히 AI 분야는 어떤 기술이 시장을 주도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협력과 투자를 통해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발표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OpenAI의 협력이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연구 조직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생성형 AI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기업과의 투자 및 협력을 선택했다. 사노피는 자사가 보유한 제약 데이터에 OpenAI의 모델과 전문기업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결합해 신약 개발용 AI를 구축하였다. 로레알도 AI 스타트업과 협력해 소비자의 제품 선택을 지원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하였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산업 전문성에 외부의 AI 역량을 결합해 기술 확보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든 사례다.
● 성과로 이어지는 협력과 산업별 AX
AI는 기업이 협력할 스타트업을 찾고 평가하는 과정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전시회와 데모데이, 투자자의 인적 네트워크가 주요한 기업 발굴 수단이었다. 현재는 채용 공고와 특허, 투자 및 기술개발 이력 등 다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찾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업 EQT의 ‘마더브레인’은 전 세계 기업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후보를 선별한다. 다만 진형석 부장은 경쟁력을 만드는 요소가 AI 모델 자체는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누구나 비슷한 AI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기업이 축적한 실사 데이터와 판단 경험, 사용자의 피드백이 경쟁사가 복제하기 어려운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파트너를 찾은 뒤에는 개념 검증부터 제품화와 시장성 검토까지 단계적인 실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실증만 반복하고 실제 사업화로 나아가지 못하는 ‘파일럿 연옥’에 머무르고 있다. 맥도날드와 IBM의 드라이브스루 AI 음성 주문 실증도 현장의 소음과 억양, 복잡한 주문 환경에서 오류가 반복되며 종료되었다. 우수한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현장에 대한 이해와 운영 역량이 부족하면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AX의 전환 속도도 산업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금융과 헬스케어는 규제와 의사결정 책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비교적 신중하게 전환이 진행된다. 모빌리티 역시 기술 외에 안전과 제도,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는다. 반면 커머스는 생성형 AI와 결제서비스가 결합하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다른 산업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자사가 속한 산업의 규제와 현장 환경, 데이터 구조에 맞는 협력 및 실증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사진3] 발표를 진행 중인 고려대학교 디지털혁신연구센터 이영환 센터장
● 현장의 문제에서 시작하는 AX
두 번째 강의는 고려대학교 디지털혁신연구센터 이영환 센터장이 ‘중소기업 AX, 도입에서 성과와 확산으로: 현장 문제 해결과 우수사례 기반 실행전략’을 주제로 진행하였다.
이영환 센터장은 중소기업이 AX를 추진할 때 가장 먼저 겪는 어려움은 AI를 어디에 적용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설명하였다. 적용할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하면 필요한 데이터와 기술, 예산, 성과 목표도 결정하기 어렵다.
성과를 낸 기업들은 거대한 AI 시스템을 한 번에 구축하지 않았다. 경영자와 중간관리자, 실무자 중 누군가가 자신이 잘 아는 업무의 불편함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작은 시도를 시작하였다. 이후 확인된 성과를 다른 업무와 공정, 부서로 확산하면서 조직의 AX 수준을 높여갔다.
문제를 찾는 방법으로는 ‘올려야 할 것’과 ‘내려야 할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제시되었다. 매출과 생산성, 품질, 고객가치는 높이고 비용과 시간, 위험, 사고, 불량률은 낮추는 방식으로 업무를 살펴보면 AI 적용 과제를 구체화할 수 있다. 물류기업이라면 배차시간과 공차율, 피킹거리, 설비 고장, 작업자 안전, 수출입 문서 처리시간 등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 작은 실증을 성과와 확산으로
발표에서는 파나시아, 서플러스글로벌, 인터로조의 AX 사례가 소개되었다. 세 기업은 적용 분야는 달랐지만, 명확한 문제 설정과 현장 담당자의 참여, 경영진의 지원, 데이터 축적을 통해 성과를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선박 관련 제조기업 파나시아는 작업 현장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 AI 비전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AI가 위험 상황을 사전에 감지하도록 해 작업환경을 개선했으며, 이후 해당 솔루션을 제품화해 새로운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중고 반도체 장비를 유통하는 서플러스글로벌은 영업사원의 경험에 의존하던 장비 및 고객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AI 영업지원 시스템에 활용하였다. 이를 통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과 적합한 제안 방식을 찾고, 개인에게 집중돼 있던 영업 노하우를 조직의 자산으로 전환하였다. 콘택트렌즈 제조기업 인터로조는 제조공정의 품질 이상을 탐지하는 데 AI를 적용했다. 초기에는 불량제품을 발견하는 데 집중했지만,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이상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불량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단계로 발전하였다.
이영환 센터장은 중소기업이 처음부터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였다. 문제를 특정 업무나 공정으로 좁히면 기존 SaaS(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구독 형태로 이용하는 서비스)와 패키지형 AI를 활용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실증을 시작할 수 있다. 작은 데이터로 빠르게 PoC(기술이나 아이디어가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개념검증)를 진행하고 시간과 비용, 불량률, 사고율 등의 지표로 효과를 확인한 뒤 투자와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는 현장의 업무와 경영진의 요구를 함께 이해하는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AI를 인력 감축의 수단으로만 바라보기보다 기존 인력이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기획과 분석, 의사결정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재설계해야 한다. 작은 시도와 실패를 허용하는 조직환경이 갖춰져야 확인된 성과도 조직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